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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그곳에
960830-10xxxxx인 내 주민등록번호를 보면 나는 서울 시민이었다. 등록지역을 나타내는 주민번호 뒷자리 두 번째 숫자 0은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의 번호이다. 그렇지만 난 서울에 대한기억이 전혀 없다. 목사 안수를 받기 전이었던, 내가 태어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1997년 8월 중순 서울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 생활을 하시던 아버지는 경주의 한 교회로 사역지를 옮기셨다. 그렇게 내가 태어난 고향과 작별했다. 추억도 장소도 사람도, 무엇도 기억에 남지 않은 곳이 내가 태어난 고향이다.그 후로도 경주에서 3년, 전남 신안군 지도와 증도에서 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전북 순창으로 이사를 갔다. 순창에서 또 인천으로 인천에서 제천, 음성으로 이사를 했고, 청주의 한 고등학교 3년간 기숙사 생활을 한 것..
내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하나였다.내가 원했던 것은 단 하나였다.그래서 모든 걸 버렸고,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.너는 내 것이었고, 나는 네 것이었다. 너를 영원히 안는 것은 분명 나일 것이라 생각했다.너의 눈 같은 살결에 생채기를 내는 것이 내가 유일할거라 믿었다.너의 붉은 입술은 날 위한 것이었고, 너의 홍조를 띈 얼굴은 항상 나만의 세계였다.나는 네 것이고, 너는 내 세계였다. 내 세계가 부서졌다. 힘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. 나는 널, 내 세계를 지키려 했지만 힘 앞에 나는 나약한 목공이었다.부르짖는 날 왕의 군사가 막았고, 넌 왕 곁에서 씁쓸한 미소로 날 지켰다.날 구하기 위한 그 미소가, 내 세계를 완전히 부수었고, 당신이 날 구한 곳으로 돌려 보냈다. 날 지키기 위한 미소가 왕에게 유린당했다..